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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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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6일
시국이 다급하고 세월이 하 수상한데 이런 평온한 우스갯소리나 늘어놓아도 될까 싶다. 하지만 어쨌거나 내 삶에서 분명히 일어났던 일이고, 내 생활의 일부이므로 가볍게 적어본다.
북한의 연평도 폭격으로 세상이 떠들썩해지면서, 내 마음도 같이 싱숭생숭과 불안함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심지어 우리가족은 지금 모두 이산가족으로 국내외, 지방으로 뿔뿔이 흩어져 있다. 전쟁이라도 터지면 우린 그냥 생사도 확인하지 못한 채 갈라지게 되겠지. 연평도 주민들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과 가족 걱정으로 마음이 스산한 그 때, 텔레비전에서는 어김없이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정부는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정말 멍하니 턱을 괴고 생각했다. 아니 연평도에 진돗개 한 마리 풀어서 뭐에다 쓰게...? ......... 부끄럽다. 나도 안다. 내 무식의 소치다. 하지만 난 정말 그 순간 멍하니 그렇게 생각했다. 그 폐허가 된 연평도에 진돗개를 풀어서 냄새라도 킁킁 맡게 해서 파편조각을 찾아내는 건가? 멀쩡한 짱구 속에는 그런 헛생각이나 굴러가고 있었다.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가 5초 쯤 후,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서 혼자 마구 웃었다. 아니, 하지만 이건 언론의 탓도 있다. 전쟁도 겪지 않고, 그런 기회를 접할 수 없었던 내가 군사용어를 어떻게 알아. 앞에 어느 정도의 경계 상황일 때 어느 정도 수준에 해당하는 진돗개 하나, 뭐 이런 식으로 짧은 요약 설명이라도 덧대주면 좀 좋아. 인터넷에 관련 검색어가 많았던 걸 보니 나같은 사람 분명 많았다고! ...하는 비루한 변명을 잠깐 덧대본다. 학교는 휴교령이라도 내리는거 아냐? 하면서 내심 설렜는데 여전히 평온하게 흘러가고 야간 자율학습까지 다 진행된다. 아이들에게 긴장감은 1g도 찾아볼 수 없다. 일촉즉발의 정세와 달리 조금도 변함없는 내 일상에서 점심을 먹으며, 친한 선생님들께 슬쩍 그 이야기를 꺼냈다. 내가 진돗개 하나를 처음 들었을 때 말이죠...그리고 내 실수란 걸 깨달았다. 다들 엄청나게 뿜어대더니, 그게...소문이 나기 시작했다.-_- 지금 그래서 내 별명은 '연평도 진돗개'가 되었다. 친한 선생님들은 나와 인사할 때 멍멍! 하고 인사한다. 그럼 나는 왈왈! 하고 대답해준다. 새로운 인사법이다. 두 손을 흔들면서 멍멍 왈왈하고 우리는 복도를 스쳐간다. 한마리 진돗개가 된 나는 친한 선생님들과 있다가, 무언가 같잖은 실수를 하고 나면 빙구미소를 지으며 "하하..사람이 아니라서..." 라고 하면 된다. 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다들 미친듯이 일에 시달리다가 어제는 모처럼 다들 시간이 나서 퇴근 후 작은 포장마차에 갔다. 뱃살에 대한 얘기가 잠깐 나왔는데 옆의 늘씬한 선생님의 배를 쓸었더니 앞발 치워! 라고 했다. 멍멍멍. 평온한 일상 같은데, 안팎으로 긴장되어 있는 느낌이다. 우리는 게다가 공무원이니, 정말 급박한 상황이 되면 떠날 수 없다. 학교에는 만약을 위한 비상대기 통보가 공문으로 내려왔다. 업무 크리티컬에 긴장까지 유지하는 일상 속이지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 동료들이 좋다. 부디 아무 일도 없길 바란다.
2010년 11월 03일
얼마전 신문에 대문짝만한 헤드라인으로 우리나라 아이들의 독해력 상태를 보고한 기사가 실렸다. 초등학교 4학년 대상으로 실시한 독해 및 쓰기 능력 검사에서, 상당수의 아이들이 놀라울 정도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대략 그런 내용이었다. 사실 예상했다. 우리 애들이 고등학생인데도 쓰고 읽는 능력을 보면 가슴이 먹먹해져 오는데, 세대가 내려갈수록 더하면 더하지 덜할리가 없지 않나. 요즘 아이들은 책이나 인쇄된 활자 말고도 재미있는게 얼마나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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